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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31 (12:31:21)

삼악산은 춘천시에 있는 산이다. 지금처럼 산행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절부터 삼악산은 동두천의 소요산과 함께 서울사람들이 자주 찾아가던 산이었다. 교통편으로 기차를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높이에 비해 산의 모양이 아름다와 그 산영이 의암호에 어리는 춘천입구는 풍광이 어느 도보다 아름다운 강원도의 도청소재지가 있는 곳 답게 전국에서 춘천을 찾는 사람들에게 선경이 따로 없다는 인상을 주어온 것이 사실이다. 의암호와 삼악산 때문이다.
의암호가 있는 댐부근에서는 춘천시가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의암호는 마치 자연호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서울에서 춘천으로 가자면 춘천시가지를 몇백미터 남겨놓지 않은 곳에 계곡양안이 암벽을 이룬 채 떨어진 것을 서로 아쉬워 하는 듯 만나려고 하는 곳이 있다. 여기가 삼악산 산행의 들목이자 하산로의 종점이기도 하다. 바로 의암호 옆인 것은 물론이다. 옆에 조그마한 주차공간이 있는데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의암호를 내려다보며 산행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의암호에 아침안개가 끼여서 중도의 포플러나무숲이 안개속에서 무슨 하늘을 받치는 기둥처럼 보이기 시작하면 이곳산행의 묘미의 일단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중도와 가까운 의암호 건너편의 암봉사이에 형성된 의암호는 절경의 요소인 물과 암벽, 암봉, 소나무등 경관미의 필수요소를 모두 갖춘 아름다운 곳이다.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면 길은 의암호가 내려다보이는 능선으로 붙게되고 능선 끝부분은 단애를 이룬다. 이 근처의 소나무들은 겨울이면 의암호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받아 설화를 자주 피우는 소나무들이다. 이곳에 개인 산장이 하나 있는데 그 위치때문에 하루밤 자면서 의암호 호수면에 어리는 갖가지 정취를 하나하나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이곳을 지나 길 따라 올라가면 소나무 숲속 길이 되고 조금 올라가면 급사면 개울에 쏟아지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맞은편에 정상에서 의암호쪽으롤 뻗친 암릉이 시야를 가로막는다. 암릉은 안부에 의해 잘려있기는 하지만 그 규모와 생김새는 삼악산의 명성에 걸맞게 잘 생겼다. 그 위는 빼어난 암석미와 소나무의 조화에다 의암호의 조망까지 곁들인 최고급의 조망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등산로와 조금 떨어지게 돼있어서 일부러 올라가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 암봉 옆에 상원사가 있다. 상원사는 이 암봉을 옆에 끼고 좌측에 있는 협곡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앞은 시원하게 트인 호수, 뒤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급한 암릉길과 소나무숲이어서 위치는 더할나위없이 좋지만 오른쪽의 암릉이 높아서 그늘에 잠길 적이 많아 좀 어두운 편이다. 절을 지나 앞에 언급한 암봉사이의 안부에 도착하면서 급경사 암사면이 시작된다.
소나무가 울창한 급사면과 암릉이다. 지금은 철색등 각종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오르내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워낙 경사가 급한 암릉이므로 겨울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쇠줄을 잡으며 30분간 오르면 대체로 완만한 등성이에 닿게 되고 등성이의 의암호쪽 끝은 의암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좋은 전망대이다. 서울서 이 코스로 산행을 할 경우 이 곳이 점심을 먹기에 적당한 시간이나 장소가 되는 곳이다. 부근엔 노송도 많아 운치가 여간 아니게 좋다. 바람이 불면 솔바람 소리도 시원하게 들려오고 건너편 암봉이나 암벽이며 그 사이에 서있는 빼어난 경관의 으뜸수종인 소나무를 바라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여기서 10여분 암석들이 거의 너덜지대를 이루다시피한 산록을 올라가면 조망이 시원한 정상암릉이다.
삼악산의 정상능선은 거대한 쇄석들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그 나름의 능선을 형성하는 스타일의 바위산이다. 삼악산 암릉의 특징을 상당부분 잘 반영하고 있는 산을 꼽으라면 이천의 도드람산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쇄석 사이 사이에 그림같은 소나무가 서 있어서 소나무를 붙들거나 바위결모서리의 홀드를 잡고 능선을 지나가느라면 암릉산행의 진수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암릉아래는 테라스를 이룬 전망대가 있거나 직접 벼랑을 이룬 암릉끝이어서 의암호와 주변 일대의 조망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화천쪽으로 빠지는 도로변의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것과 의암호의 수변을 따라 펼쳐지는 호수변풍경이 일품이다. 정상은 이같은 암릉을 지난 뒤 조금 더가야 있는데 그곳은 송림 속이다. 의암호쪽이 온통 단애와 암봉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비해 정상일대에서부터 흥국사쪽으로는 완연한 육산의 모습이다.
정상에서부터는 숲속산행이 기다리고 있다. 흥국사까지는 급경사도 있지만 그렇고 어렵지는 않고 여름에는 숲그늘이 더위를 막아주어 시원한 산행을 보장한다. 흥국사는 의암호쪽의 상원사와 함께 삼악산의 동쪽과 서쪽에 하나씩 자리를 잡고 있는 절 중의 하나다. 춘천지역에 자리잡고 있던 맥국이 망하자 맥국의 재건을 희원하기 위해 세운 절이라는 전설이 있다.
흥국사에 등선폭포로 내려가는 길은 단풍나무등 활엽수가 숲을 이룬 계곡 상단부로 길은 개울을 따라 나 있다. 길 오른 쪽으로는 거대한 암릉이 언제나 계곡에 그늘을 드리운 채 높이 솟아있다. 길은 그 아래 골짜기로 나있다. 골짜기를 내려가면 등선폭포계곡이다. 폭포자체는 작고 개울도 큰편은 아니지만 등선폭포계곡은 대단한 명승임이 분명하다.
양쪽 암벽을 따라 하늘로 시선을 주면 물이 얼마나 깊이 바위를 파내려갔는지, 작은 물줄기가 얼마나 오랜동안 바위를 뚫고 흘러내려갔는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계두 벼랑이 1, 2미터씩만 밀려들어온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바위속에 끼여버리고 말 것 같다. 실제로 이 계곡을 걸어내려오는 동안 약간은 협착증에서 오는 공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이다. 까마득하게 올려다 보이는 하늘을 보면 양쪽 벼랑이 높은 곳은 적어도 60미터에서 100미터 가까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계곡 앞뒤로 큰 바위 두개만 떨어져도 영원히 나갈 수가 없을 듯하다. 그만큼 계곡은 좁아 두사람이 동시에 통과하기에도 어려운 계단이 길다. 등선폭포계곡에는 바위협곡을 따라 대소 4,5개의 폭포가 있다. 폭포골은 두개로 나뉜다. 중간에 상점이 위쪽 폭포골과 아래쪽 폭포골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
처음엔 한쪽만이 높은 벼랑으로 물길을 길들이기 시작하고 물은 벼랑아래로 흘러내리지만 작은 폭포 두어개가 이어지면서 양쪽이 높은 벼랑으로 바뀐다. 벼랑아래로 난 좁은 콩크리트길을 따라가면 깊은 협곡위로 놓인 철다리를 건너게 된다. 이 다리를 건너다 아래를 쳐다보면 어두컴컴한 곳에 폭포가 있는지 세찬 물소리가 난다. 주위가 너무 좁아 잘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폭포자체도 직폭이 아닌 곡폭(?)으로 요리조리 비틀리며 떨어지기 때문이다. 계단을 내려와 물을 건너 조금전 어두운 폭포를 정면에서 바라보면 물은 바위에 부딪치면서 둥그런 홈을 팠고 다시 떨어지면서 두번째 홈을 팠으며 다시 떨어지면서 세번째 홈을 판 뒤 하얀 포말로 부서지며 밀려내려오고 있다. 그 앞에 서 있으면 마치 냉장고문을 열고 어두컴컴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냉기가 싹싹 얼굴을 쓰다듬는다. 그 아래쪽에 제법 높은 폭포가 있고 그야말로 그랜드 캐년의 바닥같은 좁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선녀탕이라는 조그마한 탕형 소가 있는데 곱게 다듬어진 욕조처럼 선녀가 목욕이라도 할 수 있을 만큼 원통형의 정교하게 마감질한 것 같은 소이다. 시퍼런 물이 맴돌고 있고 깊이도 꽤 깊은 탕이다.
이밖에 가게 옆에도 좋은 폭포가 있으나 주변환경이 좋지 않다. 등선폭포 입구 매표소를 지나면서부터는 장바닥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음식점이 줄을 이어 붙어있다. 등선폭포에서 나오면 바로 경춘가도이고 그 옆은 푸르게 흐르는 아름다운 강 북한강이다. 북한강에서도 유난히 아름답고 구곡폭포와 검봉산행이 가능한 강촌마을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삼악산은 규모에 비해 아름다우며 특히 정상 동쪽의 암릉은 매혹적이고 그 조망은 시원하다. 바위는 쭈볏쭈볏 스카이라인의 굴곡이 심하고 소나무가 많아 암릉은 다분히 회화적이다. 물과 산이 가장 행복하게 만나는 곳에 위치한 삼악산은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명산임이 분명하다.
<교통편>
삼악산을 길게 타려면 강촌역에 내려 강촌교를 건너자마자 등선봉의 서남릉 409봉으로 올라 등선봉 거처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삼악산 산행 들머리는 등선폭포 입구이다. 음식점이 즐비한 계곡을 들어서면 왼쪽 벼랑 위에 있는 금선사를 지나 매표소에 이른 후 등선폭포다.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한 시간 가량 더 오르면 흥국사에 도달한다. 흥국사 오른편으로 등산로를 따라 본격적인 오름이 시작되고 반시간 남짓이면 해발 645미터 바위 정상에 서게 된다. 하산은 동쪽으로 난 절경의 바위능선을 따른다. 상당한 급경사의 바위길이라 초심자들은 조심조심 내려야 한다. 한시간 남짓하면 상원사와 산장휴게소를 거처 의암호반에 위치한 매표소에 이른다. 전체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 걸린다. 역코스로 상원사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절경의 경치를 등지고 오르게 되나 강촌역까지의 교통편은 등선폭포 입구가 용이하다.
청량리역(☎02-392-7788)에서 경춘선 열차가 매시 출발한다. 강촌역까지 1시간 30분 걸린다. 종주산행을 원할시에는 강촌교를 건너 바로 능선에 오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역 앞에서 시내버스로 5분 거리에 있는 등선폭포 입구에서 내린다. 46번 국도 밑으로 난 지하도를 건너가면 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하산지점인 상원사 쪽 매표소에서 가까운 의암댐 다리 앞에서 강촌역까지 시내버스가 다닌다.
<먹거리>
강촌역 주변에는 민박과 식사가 가능한 강촌식당 등 식당이 많다. 등선폭포 입구에도 식당이 많으며, 매표소를 지나서도 초입과 흥국사 입구 및 상원사 아래 등에 식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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